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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누가 미친년 거요 장차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돈키호테가 자신을 조롱하는 이들을 향해 던진 말이다. 스스로에게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붙이고 로시난테를 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비록 다른 사람들에겐 무모하고 터무니없어 보이는 몽상뿐이라고 여겨지는 꿈도 자신에게는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크나 큰 포부이며 이상일 수 있다. 이러한 돈키호테의 무모한 긍정성과 즉흥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신념과 이상,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진보해 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그토록 되고자 했던 편력기사가 되어 세상 곳곳을 모험하고, 낡고 녹슬어 겨우 구색만 갖춘 갑옷도, 이상을 실현시키는 사람, 적어도 그는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정의롭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의 모습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진지하며, 도전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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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읽고나서

“청춘이란 늘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어야 하오. 꿈꾸는 자와 꿈꾸지 않는 자, 도대체 누가 미친년 거요 장차 이룰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돈키호테가 자신을 조롱하는 이들을 향해 던진 말이다. 400여 년 전 라만차의 어느 시골 귀족의 외침이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고, 성별을 초월한 공통된 삶의 화두. 꿈과 이상에 관한 이야기.에스파냐의 시골 라만차에 사는 평범한 귀족인 그는 중세의 기사소설에 심취한 나머지 자신이 진짜 기사가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한다. 마치 오늘날의 게임중독처럼 멀이다. 스스로에게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붙이고 로시난테를 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는 그토록 되고자 했던 편력기사가 되어 세상 곳곳을 모험하고, 불의에 맞서 용감히 싸우는 삶을 꿈꾼다. 돈키호테가 생각하는 편력기사는 악의 무리와 싸우며 자신이 속한 세계를 보호하는 낭만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다. (정의와 불의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정의롭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의 모습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비쩍 마른 로시난테도, 낡고 녹슬어 겨우 구색만 갖춘 갑옷도, 자신과 사랑을 맹세한 둘시네아 공주도, 여관에서 벌어지는 기사서임식도, 거대한 거인 풍차와의 대결도 사실은 착각에 불과한 것이다.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그런 그를 보며 양껏 비웃고 이 엉뚱한 남자의 행동에 장단을 맞추기도 하며 구경거리인양 즐기기까지 한다. 흔히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부른다. 혹은 현실을 망각한 이상주의자라고 한다. 생각은 하지 않고 행동만 앞서는 사람을 가리켜 ‘돈키호테형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 미치광이의 이야기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위대한 고전이 된 것일까 왜 돈키호테를 조롱하는 사람들보다 조롱받는 돈키호테의 삶이 더 유쾌하게 여겨지는 것일까돈키호테는 분명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돈키호테의 행동의 특징은 즉흥적이고 무모하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그 상황을 침착하게 분석하거나 살펴보지 않는다. 그의 무모함은 어떤 면에서는 무식하고도 또 용감하다. 그리하여 하고 싶은 일은 결코 참지 않는다. 그렇기에 돈키호테는 항상 실패한다. 하지만 패배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다시 도전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주위에서 그를 타이르고 말려도, 흠씬 두들겨 맞고 부상을 당하고 지쳐 돌아옴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서둘러 다시 길을 떠난다. 이러한 돈키호테의 무모한 긍정성과 즉흥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신념과 이상, 그에 따른 열정’이다. 타인의 시선과 자신이 꿈꾸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 환경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자신의 신념에 몰두해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진실 되고, 진지하며, 용기 있다. 처음엔 무모하다고만 생각했던 돈키호테의 모험을 따라갈수록 왠지 그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꽉 차게 되는 건 어쩌면 그런 자유분방하고도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하고 단순한 그에게서 대리만족을 얻고자 하는 맘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돈키호테의 억지스러운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러한 그의 신념과 추진력은 항상 생각과 걱정이 많아 우유부단하고 우둔한 현실의 나와 대조되어 그의 앞 뒤 안 재고 도전 할 수 있는 용기가 못내 부럽기도 했다. 우리 모두에겐 꿈과 이상이 존재한다. 비록 다른 사람들에겐 무모하고 터무니없어 보이는 몽상뿐이라고 여겨지는 꿈도 자신에게는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크나 큰 포부이며 이상일 수 있다. 어릴 적에는 그러한 이상의 늪에 빠지기가 더욱 쉬웠다. 즐겨보는 만화나 판타지 소설의 허구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모습에 매료되어 돈키호테처럼 나 자신이 주인공 또는 주인공 속에 섞여 사는 인물이 된 듯 상상에 심취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판타지적 이상은 대체로 오래가진 못한다. 또 모두가 이상을 꿈꾸지만 모든 이들이 그 이상에 따라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 진리는 세월이 흘러 한두 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회의 암담한 면과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게 되고 녹녹치 않은 삶의 울타리 안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주의자가 되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느껴지는 절망과 불안감을 떠안고 포기 했던 것이 많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에 품었던 이상, 어릴 적 꾸었던 꿈은 여전히 못내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돈키호테는 우리 내면의 또 다른 세계를 상징하고 표출시키는 인물로 보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돈키호테의 이상을 마냥 비현실적이며 무모하고 허무맹랑한 것이라고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념을 위해 싸우는 사람, 이상을 실현시키는 사람, 도전하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 그런 돈키호테들이 있었기에, 이상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에 인류는,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진보해 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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